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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연비
부풀려졌다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매기는 차 ‘연비’가 매우 부정확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연비란 1ℓ로 얼마를 달릴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소비자들이 차를 고를 때 고려하는 중요항목이다.
29일 미국 에너지부의 ‘2003년도 차량 연비’(www.fueleconomy.gov)에 따르면 미 정부가 측정한
한국산 차의 연비는 메이커들이 국내 소비자에게 제시하고 있는 수치와 차이가 있다.
미 정부는 한국산 차에 대해 각각 도심과 고속도로에서 달릴 때를 따로 분리해 연비를 제시해 소비자의 판단을 돕고 있는
반면 우리 정부가 매긴 공인 연비는 ‘도심 주행’을 크게 고려하지 않고 산출한 것으로 실제와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미 정부는 기아차 리오(자동변속기 기준)의 연비를 10.6(도심)~13.6(고속도로)㎞/ℓ로 발표한데 비해
국내 공인 연비는 14.5㎞/ℓ로 이보다 높다.
현대차 뉴베르나(수동변속기 기준)도 미국에서는 11.9~15.3㎞/ℓ로 연비가 매겨져 있지만 국내에서는 16.6㎞로
제시되고 있다.
미국의 ‘커슈머 리포터’가 발표한 지난해 연비 자료에 따르면 GM대우 누비라의 경우 연비가 9.3~13.2㎞/ℓ로
표기돼 있지만 국내에서는 13.3㎞/ℓ로 나와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1970년대 미국 LA시가지의 주행 흐름을 가정해 17.84㎞를 달렸을 때의 연비를 측정하는 이른바
‘FTP-75모드’를 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로스앤젤레스 시가지의 교통흐름은 시속 34.1㎞ 정도였으나 현재
서울도심의 평균 주행속도는 20㎞ 정도 밖에 안돼 연비가 현실과 차이가 있게 마련”이라고 말했다.다른 관계자는 “국내
메이커들은 때로 연비를 좋게 하기 위해 에어컨이나 스페어 타이어처럼 무게가 나가는 품목을 떼낸 후 연비를 측정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연비를 비교적 정확하게 산출하기 위해 ‘FTP-75모드’에다가 실제 도로 주행상황을 실측·분석에 의해
도출하는 ‘HWFET모드’를 병행하고 있다. 특히 시험실에서 얻은 시가지 및 고속도로 공인 연비 값에 각기 0.9와
0.78의 가중치를 곱해 수치를 하향 조정한 뒤 연비를 표시한다.
자동차업체들은 공인 연비와 실제 연비가 차이나는 데 대해 “운전자가 급제동, 급출발하거나 교통정체가 잦아 기름이 많이
소모되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조장래기자 joy@kyunghyang.com〉
최종 편집: 2003년 01월 29일
18: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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